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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가 여러분에게 도움을? / A. de Mello

도구 Ludovicus 2007. 6. 30. 23:38

      내가 여러분에게 도움을? 누군가를 내가 도우려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절대, 절대로. 내가 여러분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되리라고는 기대하지 마십시오. 또 누구에게 손해를 끼치리라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만일 손해를 입는다면 여러분이 그러는 겁니다. 만일 도움을 받는다면 여러분이 그러는 겁니다. 진실로 여러분이 그렇게 하시는 겁니다! 사람들이 도와주시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지원해 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럴 리가 없습니다. 한번은 내가 이끌던 한 치료 그룹에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수녀님이었는데 이런 말을 하더군요. "저는 웃어른의 지원을 느낄 수가 없어요." "무슨 말씀이신지?" "우리 관구장 수녀님 말예요. 내가 맡고 있는 수련원을 찾아오시는 일이 없어요. 단 한 번도. 칭찬 말씀도 결코 하질 않으세요." 나는 수녀님에게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역할 맡기를 좀 해봅시다. 내가 수녀님의 웃어른을 잘 안다고 가정하죠. 정확히 말해서 그분이 수녀님에 대해 생각하고 계신 걸 내가 다 알고 있다고. 그럼, 내가 (관구장 역할을 하면서) 수녀님에게 말합니다. '아시지요, 마리아 수녀님. 내가 수녀님의 수련원에 가지 않는 이유는 그곳이 우리 관구에서 문제가 없는 곳이기 때문예요. 수녀님이 맡고 있으니 모든 게 잘 되고 있다는 걸 난 알아요.' 자, 이제 어떻습니까?" 수녀님은 "기분이 썩 좋네요" 라고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잠깐만 방에서 나가 계시겠습니까? 이것도 치료과정입니다." 수녀님은 그렇게 했고 그 동안 나는 치료 그룹의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난 아직도 관구장예요. 아시겠죠? 밖에 있는 마리아 수녀는 내가 이제껏 우리 관구에서 겪어 본 수련 지도자 중 가장 형편없어요. 실상 내가 수련원에 가지 않는 이유는 그 수녀가 하는 일을 참고 볼 수가 없어서예요. 정말 지독하거든요.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수련자들만 더욱 괴롭힐 뿐이겠고, 해서 우리는 일이 년 안에 사람을 바꾸려고 해요. 다른 사람을 준비시키고 있는데, 그 동안은 그 수녀를 그대로 두고 좋은 말만 하기로 했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대답은 "글쎄요, 그런 사정에서라면 그게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겠죠" 라는 것 이었습니다. 그러자 나는 마리아 수녀님을 다시 합석시켰고 여전히 기분이 좋으냐고 물었습니다. "네, 그럼요." 가엾은 마리아!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자기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 겁니다. 요점인즉, 우리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일을 포함해서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 대부분을 우리 자신을 위해 우리 머리 속에 떠오르게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돕는다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들려드릴 새 소식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결코 아무도 사랑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편견과 기대라는 관념을 사랑하고 있는 겁니다. 잠시 이점에 대해 생각해 보십시오. 나는 결코 누구도 사랑을 하고 있지 않다. 그 사람에 대한 나 자신의 편견과 기대라는 관념을 사랑하고 있다. 그처럼 여러분은 사랑과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닙니까? 관념은 변하잖아요? "나는 너를 그처럼 신뢰했건만 넌 어떻게 나를 그처럼 실망시킬 수 있느냐?" 하지만 정말 신뢰했나요? 누구도 결코 신뢰한 게 아니죠. 쓸데없는 소리! 그런 것은 사회의 세뇌인 겁니다. 여러분은 결코 누구도 신뢰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그 사람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신뢰할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무얼 불평합니까? 사실인즉 여러분은 "내 판단이 형편없었다" 고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게 말한다는 건 썩 유쾌하지 않은 일이겠죠? 그래서 "네가 어떻게 나를 실망시킬 수 있느냐?" 고 말하기를 더 좋아하는 겁니다. 결국 이렇습니다. 사람들은 성장하기를 진실로 원하는 게 아닙니다. 달라지기를 진실로 원하지 않습니다. 행복해지기를 진실로 원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이 내게 현명하게 이런 말을 해 준 것과 같은 얘기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려 하지 마세요. 골치아프게만 될테니까. 돼지에게 노래를 가르치려 하지 마세요. 시간 낭비이고 돼지를 화나게 만들테니까." 술집에 들어가 앉아서, 귓속에 바나나를 꽂고 있는 사람을 본 어느 사업가 얘기와도 같습니다. 귀에다 바나나를 꽂고 있다니! 그는 생각합니다. "저 사람에게 사실을 말해 줄까말까, 아니야. 내가 관여할 바 아니지." 그러나 그 생각이 자꾸 그를 괴롭힙니다. 그래서 한두 잔 마신 후에 말을 겁니다. "실례합니다. 저, 귀에 바나나가 꽂혀있군요." "뭐라고요?" "당신 귀에 바나나가 꽂혀 있다고요." "뭐라고요?" 상인은 소리칩니다. "당신은 귀에다 바나나를 꽂고 있어요." " 더 크게 말씀하세요. 난 귀에 바나나를 꽂고 있거든요." 그러나 부질없는 일이죠. "포기해. 포기해. 포기하라구." 나는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의 일을 말하고 여기서 나가거라. 그래서 득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일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유감이지만 어쩔 수 없지! 깨달음의 영성 「깨어나십시오! 」에서 앤소니 드 멜로 / 김상준 /분도출판사

      출처 : 내가 여러분에게 도움을? / A. de M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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