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오스트레일리아 남동쪽에 있는 태즈메이니아 섬에 사는 원주민 가운데에는 뇌나 척수 신경에 이상을 일으켜 언어·운동 장애 같은 증상을 보이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가 무척 많다고 한다.
그런데 그 원인이 겨울철 이 지역에 햇빛이 거의 비치지 않는 환경 탓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2003년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 연구진이 원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과거에 햇빛을 많이 쬔 사람들이 이 질병에 덜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여름보다는 겨울철에 햇빛을 많이 쬐는가가 질병 예방에 중요한 요인이었다. 연구진은 원주민들이 겨울에 햇빛을 거의 보지 못해 체내 비타민 디(D) 생산량이 줄고 이 때문에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키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극지방으로 갈수록 다발성 경화증 발병률이 높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이 질환이 햇빛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 밖에도 햇빛은 다양하게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 고혈압 환자를 치료 차원에서 석 달 동안 두 종류의 자외선에 노출시켰더니 그들의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연구도 있고, 위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적도 근처에 사는 사람들보다 전립선암과 대장암 발병률이 높다는 것도 햇빛의 영향을 뒷받침하는 예다.
신체뿐 아니라 정신도 햇빛의 영향을 받는다.
임신부가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해 비타민 디가 부족하면 태아의 두뇌발달이 떨어져 ‘정신분열증’을 지닌 아기를 낳을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 된 바 있다.
이 논문이 발표된 뒤 논란이 있었지만, 동물실험에서는 이런 관계가 뚜렷이 증명됐다.
겨울철에는 집중력 저하, 피로감, 무력감, 흥미 상실, 우울과 같은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많다.
이를 ‘계절성 정서장애’라 한다. 겨울철에 일조시간이 줄어 인간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 호르몬 생산이 줄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치로 공부도 햇빛이 잘 드는 방에서 해야 잘된다.
방에 햇빛이 들지 않으면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워 천식을 비롯한 각종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암을 비롯해 여러 피해를 입을 수 있지만 햇빛과 차단된 삶은 더 건강에 해롭다. 햇빛 부족으로 질병에 걸려 죽는 사람이, 햇빛 과다노출로 일부에서 생기는 피부암으로 숨지는 사람보다 4배나 많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0년대 서울의 하루 일조시간은 평균 5.9시간이었으나, 2000년대 들어와 4.7시간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대기오염이 심해졌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는 주장이 가장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뜩이나 일조시간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 되지 않는 햇빛을 옆 건물에 가려 보기 힘들다면 이는 건강 유지에 매우 불리하다.
일조권은 재산권이기에 앞서 건강권이며 생명권이다.
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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