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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제민 신부, 한국형 소공동체 전면 비판 l 영성의 샘물

도구 Ludovicus 2008. 7. 6. 17:16

이제민 신부, 한국형 소공동체 전면 비판

한국형 소공동체의 강행이 아니라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으로 쇄신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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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이제민 신부(사진 출저 : 이제민 신부 홈페이지)

 

이제민 신부(마산교구 반송본당 주임)는 10월 21일 자신의 홈페이지(www.rijemin.com)의 자료실와 10월 29일 가톨릭인터넷언론 <지금여기> 독자투고란에 올린 글을 통해 현재 한국 천주교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소공동체에 대해 전면 비판하였다.

 

이 신부는 <지금여기>에 글을 올리면서, 자신의 글 “한국 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며 - 한국 천주교회와 소공동체”는 지난 10월 초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린 마산교구 사제 연수회에 참석하고 나서 생각하는 바를 적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부는 “한국의 여러 교구에 유행처럼 퍼져나가는 소공동체로는 이 땅, 이 교회에 공의회의 정신을 실현할 수 없을뿐더러 ‘한국형' 소공동체에 한국교회의 미래를 걸 수 없다는 것”이 자신의 견해라고 밝히고, 이날 연수회에 참석한 마산교구의 대부분 사제들이 이 같은 견해에 공감하였다고 전했다.

 

한국형 소공동체는 공의회 이전의 성직자 중심 교회로 회귀

 

이 신부는 이 같은 견해의 근거로 “한국형 소공동체는 그 주도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자율적이지 않고, 공의회의 정신을 외치는데도 불구하고 공의회 이전의 성직자 중심 교회로 돌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 신부는 한국형 소공동체가 남미 등의 소공동체운동과는 달리 강력한 교회 조직의 일부로 자발적이지도 사목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성직자 중심적이고, 무엇보다도 사목 협의회 조직의 한 부분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아울러 본당이 소공동체 중심 체제로 변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그들의 주장대로 소공동체 중심으로 운영되는 본당은 거의 없고, 성공의 사례로 내세우는 본당의 소공동체 모임도 종전의 반모임과 거의 다르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이 신부는 소공동체가 한국에서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로 (1) 소공동체 모임이 한국 신자들의 심성에는 맞지 않고, (2) 소공동체를 무리하게 반모임에 접목시키는 무리수를 두고 있고, (3) 처음부터 강력한 성직자의 의지로 추진되고 있고, (4) 한국교회가 공의회의 정신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이 신부는 이 가운데 네 번째 이유가 가장 본질에 해당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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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학연구소 주최의 사목헌장 반포 4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이제민 신부.

 

'작은' 교회를 주장하면서 여전히 관심은 '큰' 교회

 

이 신부는 한국형 소공동체가 강조하는 ‘작은 교회’의 ‘작은’은 성직자 중심 교회를 이끌기 위한 방편이라는 혐의를 벗기 어렵다며, ‘작은’ 교회를 주장하면서도 관심은 ‘큰’ 교회에 있다고 지적하였다. 한국형 소공동체의 주체는 변함없이 ‘위’ 교계제도이라는 것이다.

 

이 신부는 “소공동체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본부가 없다. 시작한 사람이 없이 저절로 이루어졌다.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다.”라는 강우일 주교의 주장(마산교구 사제 연수 때의 강의)에 대해, “한국형 소공동체 본부는 누구나 다 아는 교구이며, 본부장은 주교이고, 본당의 신부들은 그들의 소대장이며, 신자들은 병졸”이라고 반박하였다.

 

이 신부는 한국형 소공동체가 공의회의 정신에서 자기 타당성을 찾으려고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의회의 정신을 방해하는 요소로 가득하다고 지적하였다. 한국형 소공동체가 하느님 백성 개념을 즐겨 인용하지만, 성직자는 변함없이 하느님 백성 ‘안’이 아니라 그 ‘위’나 ‘밖’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이 신부는 한국형 소공동체가 ‘평신도들이 본당 사제들이 깔아 놓은 멍석 위에서 사제가 지정해준 곡에 맞춰 춤추는’ 형국이라고 지적하면서, 그 멍석에 ‘자율’, ‘자생’, ‘평신도 중심’이라는 글자를 새겨 넣는다 하더라도 전혀 자율적이지 않다고 비판하였다.

 

레지오 마리애의 문제는 공의회 정신에 따라 자신을 쇄신하지 않는 것

 

이 신부는 한국의 여러 신심단체들이 위로부터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한국형 소공동체 모임 때문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 신부는 레지오를 시대의 산물로 보는 강우일 주교의 견해에는 동감하지만, 레지오 마리애의 본질적 문제점은 다른 모든 신심단체들과 마찬가지로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자신을 쇄신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 신부는 “한국형 소공동체를 다른 신심단체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마치 쌀이 몸에 좋지 않으니 건강을 유지하려면 밥 대신 밀가루로 만든 빵만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하였다. 이 신부는 다양성 가운데 일치를 강조한 공의회 정신을 따르기 위해서는 한국형 소공동체만이 교회의 미래인 양 선전하면서 여러 신심단체를 통합할 게 아니라, 공의회의 정신을 소화하여 자신을 쇄신시키는 일이 그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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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신자들과 함께 극기산행(십자가의 길)을 마치고 산 정상에서.

맨 왼쪽이 이제민 신부(사진 출처 : 이제민 신부 홈페이지).

 

 

소공동체가 제대로 되려면 밑으로부터의 신심운동이 되어야

 

이 신부는 ‘한국 교회에 대한 제언’을 통해, 무엇보다도 먼저 한국 교회가 성직자와 평신도가 ‘함께 사목하는’ 사목 공동체로 태어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둘째, 소공동체 모임을 의무적으로 구역에 접목시키기를 포기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소공동체 모임과 반모임은 구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셋째, 한국교회에서 소공동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로부터의 새로운 조직이 아니라 ‘새로운’ ‘믿음’의 운동, 믿음으로 깨어나게 하는 운동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넷째, 지금 한국 교회의 과제는 반 모임과 기존의 신심단체들이 공의회의 정신으로 새로 태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다섯째, 교회의 신심운동은 영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제민 신부의 주장에 대한 공식 반응이 있어야

 

끝으로 이 신부는 “사목적 대안”을 통해서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대안은 교회가, 성직자와 수도자가 복음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깨닫고 공의회가 제시한 ‘사목’을 소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신부는 기존의 신심 단체들이 공의회 정신을 깨치고 공의회 정신으로 새로 태어나 쇄신이 시작되면 거기에 교회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신부는 소공동체가 교회 조직의 일환이 아니라 신심운동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지금이라도 한국형 소공동체를 활성화하려는 집착을 버리고 공의회의 정신으로 돌아가 복음과 공의회의 사목에서 시작해 사목의 교회가 될 것을 거듭 촉구하였다.

 

이 같은 이 신부의 주장은 그 동안 한국 천주교회의 여러 교구가 추진해온 소공동체사목을 전면 비판한 것이어서, 지금까지 소공동체사목을 추진해온 강우일 주교 등 교구장들과 각 교구 관계자들의 공식 반응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 같은 반응이 공식적으로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톨릭인터넷언론 지금여기]


 
출처 : 요한의 사진이야기
글쓴이 : 요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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