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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도 둘째도 서민경제

도구 Ludovicus 2008. 3. 3. 23:08
이 대통령 "관례 벗어나 창의적으로 접근하라"
"주1회 현장방문", "어제·오늘·내일이 달라야"
첫 국무회의… '회의시간 8시로 당기고 난상토론'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심인성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물가대책 등 서민경제 활성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부동산투기 의혹 등에 휩싸인 일부 각료 내정자들의 낙마 등으로 취임 8일 만에국무회의를 지각 주재하게 된 이 대통령은 첫 회의부터 서민경제 대책 마련과 함께 창의적 사고를 주문하는 등 `일하는 정부'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날 국무회의는 남주홍 전 통일장관 등 3명의 각료 내정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등으로 낙마하고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장관 내정자가 야당의 반발로 임명장을 받지못하면서 15명 `성원'(成員) 규정을 맞추기 위해 직전 참여정부 각료 4명이 참석하는 다소 `기형적' 형태로 진행됐다.

◇ 확 바뀐 국무회의장

"국무회의도 형식적인 보고가 아닌 실질적인 토론 중심으로 진행하라"는 이 대통령의 특명에 따라 국무회의 장소인 세종실의 모습이 180도바뀌었다.

회의장 테이블 한 가운데 위치한 대형 빔 프로젝트가 사라져 국무위원 간 거리가 기존의 4m93㎝에서 3m43㎝로 1m50㎝ 좁혀졌고 대통령 좌석이 맨 앞쪽에서 중앙으로 이동, 실질적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또 회의장 앞에는 차와 커피용 테이블 2개가 마련돼 국무위원들이 직접 차를 타마시도록 했고, 의례적인 국민의례도 간소화했다. 과거 통상 30여 명에 달했던 일반배석자는 18명으로 줄었다.

회의시작 10분 전 모습을 드러낸 이 대통령은 커피를 마시고 각료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환담했고, 국무회의 성원을 위해 참석한 박명재 전 행자부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봉하마을 입주 축하난을 보낸 것에 감사의 뜻을 전하자 "전임자가 우대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호응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국무회의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할 수 있는 틀을 갖추게 됐다"면서 "오늘부터는 국무위원들이 적극적으로 일하는 자세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새 정부 각료 11명과 `임대 국무위원' 4명(박명재 변재진 이규용 임상규), 장관이 공석 중인 4개 부처 차관, 류우익 대통령실장,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서울시장의 경우 상시배석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이날 불참했다.

◇ 정규 국무회의 오전 8시..임시 회의는 난상토론

이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부터 ▲8시 국무회의 ▲부처 이기주의 극복 ▲주요과제 이행상황 매월 확인 ▲현장중심 업무 추진 ▲창의적 사고 ▲전 공무원 국정방향 공유 등 `근무지침'을 시달하며 기강잡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때 8개월 참석해 봤는데 총리께서 (사정이) 된다면 매주 화요일 오전 8시에 국무회의를 열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국무회의 시간을 참여 정부시절 오전 9시30분에서 1시간30분 앞당기도록 지시했다.

특히 "임시 국무회의의 경우 난상토론을 해야 하니까..."라며 "그건 오전 8시에해서 오래 끌면 그러니까 그때그때 의제에 따라 오후에 열어 밤늦도록 토론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중심의 내각 운영방침과 부처 이기주의 극복도 역설했다. "국정중심을 내각에 두려고 한다.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자기 부처뿐 아니라 국정관련 전반에 관심을 갖고, 국가가 어려울 때는 더욱더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국정과제 193개를 갖고 왔다"면서 "부처별로 소관된 문제가 어떻게 논의되고 어떻게 집행되는 지를 매월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밟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국정 실행의 대원칙은 창의적이고 실용적이냐 하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것으로, 관례대로 하는 것에서 벗어나 같은 건이라도 새로운 창의적 생각으로 접근해 달라"면서 "국정철학이 하급 공직자에까지 모두 전달돼 국정방향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랜 관습과 전통도 중요하지만 세계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주춤하면 뒤처져 현상유지가 어렵다"면서 "뒤처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해야 하며,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달라야 하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국무위원들이 바쁘겠지만 주1회 정도 현장을 방문하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정책대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어렵게 출발했지만 5년후 `일 잘한 정부'라는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하며 고위공직자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 첫째도 둘째도 서민경제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세계 경제의 위기상황을설명하며 서민경제 대책마련에 장시간을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도 국제금융 상황이 확실하게 전모가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더 기다려봐야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알게 될 것이나 세계 경제는 이미 위기"라면서 "우리도 경제 현안을 볼 때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는 불가피하게 올라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면서 "그러나 서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민생과 관련한 장바구니물가는 노력하면 잡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공공요금 억제를 위한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각오를 주문했다. "국가별로 위기는 똑같이 오고 있고 비산유국 국가들은 같은 입장이나 국가마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우리가 이러한 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잘 대처하는 국가가 되고 노력해서 결과를 낸다면 국민은 새 정부에 대해 다소 위안을 받을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 총리가 "등록금과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대교협에서 내년 입시요강을 확정해야 하는데 아직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자 "중.고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이 조바심을 내고 있으나 스케줄이라도 예고하라. 그게 대국민 서비스"라고 지적했다.

재래시장 대책과 관련, 이 대통령은 "정책은 균형이 있어야 한다"면서 "(대형)마트 규제가 다가 아니다. 재래시장이 살아나는 게 과제로, 외국은 재래시장을 관광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새로운 접근을 주문했다고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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