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3일 연중 제 4주일 독서 복음묵상
독서 스바니야 2, 3 ; 3, 12 - 13
오늘 독서는 스바니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예언서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주님의 화를 피하고, 주님안에서 안온한 평화를
누릴 수 있는지 알려주십니다.
주님 탄생 전 640년경 남부 유다왕국은 쇠퇴일로에 있었으며
북부 이스라엘 왕국을 점령한 아시리아 강대국의 영향으로
이방인의 문화 물결 속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우상숭배와 사치풍조,
부정과 부도덕한 퇴폐문화 등 온갖 악습으로 가득차게 되었죠.
이에 스바니야 예언자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강조합니다.
참된 하느님의 백성은 정의를 실천하며 겸손한 마음을 지녀야합니다.
불의를 저지르지 않고, 거짓을 말하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정의와 진실만이 하느님 나라를 이 세상에 실현시킬 수 있으며
바른 삶을 통해서만이 하느님께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사람만이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가르쳐 주십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무엇을 향해 달려가나요?
만 명이면 만 명 모두 다른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종국엔 ‘행복’을 위해서 아닌가요?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행복은
하느님께서 알려주시는 행복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남을 짓밟고 일어서서
그 위에 마련된 것은 행복이 아닙니다.
이름을 떨치기위해 거짓으로 일관한다면,
설사 이름은 날릴 수 있을지언정 그것 역시 행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행복은
이웃과 더불어 공평무사한 토대 위에 마련된 것이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달려가 얻고자하는 행복이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달리기 출발선에 서서 미리 생각해보아야겠습니다.
복음 마태오 4, 1 - 12a
오늘 복음은 마태오복음서가 전하는 행복선언입니다.
어느 신부님께서는
‘행복선언은 하나의 예언이고 축복’이다, 라고 하시더군요.
하느님이 함께 계시기에 가난해도,
지금 굶주려도, 또 지금 울어도 행복하다는 예언적 선언이라는 것이죠.
예언은 닥쳐올 미래의 일을 미리 알려 주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이 예언자라고 말할 때는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의식하면서
현실에 대해 말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는 오늘의 선언은
많이 가진 자가 행복하다는 인류역사의 통념을 깨는
예언자만이 하실 수 있는 말씀입니다.
재물이 우리 삶의 보람일 수 없다는 말입니다.
“지금 굶주리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씀은
먹는 일에만 매달려 살 수 없는 인생이라는 말입니다.
비록 현재 굶주려도 보람 있는 삶이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 우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씀은
기쁘고 즐거운 것만 쫓아다니면서 살 수 없는
인생이라는 말입니다.
자기가 겪는 고통을 감수할 뿐 아니라,
이웃의 고통에도 참여하면서,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인생의 진실을 보고 성숙한 인간이 된다는 말입니다.
문득, 선종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언이 떠오릅니다.
죽음의 순간에도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라고 말씀하셨던 교황님께선
바로 오늘 예수님의 행복선언에 나온 행복의 의미를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일러주신 것 아니었을까요?
그 분의 마지막 고백이 하나의 노래처럼 기도처럼
지상에 남은 우리를 울립니다.
오늘도 함께 하소서
오늘 저희에게 진정한 행복,
세상 속에서 누려야할 참된 행복을 알려주신 예수님.
오늘 주님께서 주신 말씀을 통해
저희의 삶을 돌아봅니다.
주님께서는 재물의 유무, 배부름과 배고픔,
기쁨과 아픔을 넘어서
하느님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그 옛날, 유다인들은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저희들 안에도
재물을 가진 자, 배부른 자, 웃는 자가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고
가난한 이, 굶주리는 이, 우는 이는
하느님으로부터 벌 받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 지금 굶주리는 이,
지금 우는 이도 축복해주십니다.
저희의 통념에서는 하나같이 불행한 사람들이고
축복에서 벗어난 이들이라 여겼던 그들을
주님께서는 행복하다고, 선언으로 알려주십니다.
단순히 그러그러하다, 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선언적으로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
오늘 가난하고, 굶주리고
지금 우는 저희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기쁨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게 해주셨나이다.
주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오늘 가난하고 굶주리고 울고있을지언정
행복이라는 단어를 잃지 않고 살아가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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