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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펀드 대박보다 안정수익

도구 Ludovicus 2010. 2. 17. 18:20

공모주펀드 대박보다 안정수익
삼성생명ㆍ포스코건설…올해 11조규모 상장대기
채권비중 90% 육박 고수익엔 부적합…"1년이상 장기로 투자하는게 바람직"

증시가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모주 시장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지역난방공사 청약에 2조5000억원이 몰리는 등 유망기업 공모에는 어김없이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대한생명(3월), 삼성생명(5월)을 비롯해 하반기 이후 인천국제공항, 포스코건설 등 대어급 공개예정기업이 줄을 서 올해 공모시장 규모는 사상 최대인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열기 속에 개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공모주 펀드에도 덩달아 관심이 쏠린다. 17일 펀드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공모주 펀드(16일 기준)로는 올해 이후 280억원이 유입됐다.

다만 펀드 전문가들은 "공모주 펀드는 채권 비중이 높아 대박을 노리겠다는 투자자들에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 공모주 펀드가 뭐지?

= 공모주 펀드는 통상 공모 청약 시 물량을 확보하고 상장 후 매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이 펀드 최대 강점은 개인이 확보하기 쉽지 않은 공모 물량을 `기관의 탈`을 쓰고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공모주 청약에는 대개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므로 배정받는 주식에 제한을 두는데 기관투자가가 개인에 비해 많은 주식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상 기관이 전체 물량의 60%를 받고 20% 정도가 일반 개인 몫으로 돌아간다. 공모주 펀드(기관)를 통해 상대적으로 주식 배정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청약증거금(신청 수량의 50% 수준)을 따로 낼 필요가 없다는 것과 한 번 가입으로 다수의 공모 기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 상장일 이전에만 펀드에 가입하면 공모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채권 수익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지만 공모 차익은 비과세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공모주 펀드는 크게 △채권알파 △공모주 하이일드 △글로벌 공모주 펀드로 나눠볼 수 있다. 채권알파는 보통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국공채, 통안채에 60~70%를 투자하고 나머지를 주식(공모주)으로 채우는 형태다.

공모주 하이일드도 기본 개념은 같다. 다만 채권 부분을 국공채에 비해 위험부담이 큰 하이일드 채권으로 바꿔 추가 수익을 노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글로벌 공모주 펀드는 글로벌 증시에 상장하는 해외 공모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 채권 비중 높아…안정적 수익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

= 한마디로 공모주 펀드는 채권과 주식을 한꺼번에 담은 `채권혼합형` 펀드 성격이 강하다. 공모 이벤트가 항상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보통 때는 채권에 투자하다가 공모 기회가 있을 때 추가 수익을 낸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게 좋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공모주 펀드 1년(10.27%), 2년(10.62%), 3년(18.06%) 등 기간 수익률 역시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번에 일확천금 `공모주 대박`을 노리겠다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상품인 셈이다.

일례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공모주 펀드 가운데 설정액(583억원)이 가장 큰 동양투신운용의 `동양모아드림10증권투자회사 3(채권혼합)`의 경우 채권에 80~90%를 투자하는 반면 공모주와 실권주 비중(5~10%)은 크지 않다.

흥국투신운용의 `흥국알토란공모주증권투자신탁`도 공모주 등 주식에 30% 이하로 투자하면서 전환사채, 주식매수청구권, 대량매수 등을 통해 추가 수익을 노리지만 마찬가지로 채권 비중(90% 이하)이 큰 편이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주식 비중이 높은 펀드나 글로벌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남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한두 개 공모주 투자로 고수익을 얻기 어려워졌다"며 "예금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분류하고 1년 이상 여유를 갖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