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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연중제27주간화요일(091006.화)

도구 Ludovicus 2009. 10. 6. 08:24

<연중 제27주간 화요일>(2009. 10. 6. 화)

 

<마르타와 마리아>

 

10월 6일의 복음 말씀의 두 주인공인  마르타와 마리아는

교회 내의 활동가와 관상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복음 말씀의 마르타와 마리아의 갈등처럼

활동이 먼저냐, 기도가 먼저냐? 라고 갈등을 겪는 이들이 있습니다.

 

복음 말씀의 내용을 보면, 당연히 기도가 먼저인 것처럼 보입니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했다.”

라는 예수님 말씀은

활동보다는 기도가 먼저이고,

더 좋은 몫이라고 편들어주고 계신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마리아만 일방적으로 편들어주신 것도 아니고,

마르타가 하는 일을 못하게 금지시킨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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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몫이라고 해도,

모든 신자들이 일은 하나도 안 하고, 기도만 하고 있으면

성당 운영이 될 리가 없습니다.

 

성당 잔치 같은 어떤 행사가 있을 때,

누구는 음식 장만하느라고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누구는 기도한다고 성당에 앉아 있다가 남들이 차려놓은 음식만 먹고

그냥 가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칭찬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만 하고, 기도는 전혀 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음식 장만한다고 미사 시간에 전혀 미사참례도 하지 않고

그저 일만 하는 것은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잊어버린 것이 됩니다.

 

기도와 활동은 서로 보충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수도회를 보면, 일생 수도원 안에서 기도만 하는 관상 수도회가 있고,

세상 속에서 세상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활동 수도회가 있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관상 수도회는 마리아와 같고,

활동 수도회는 마르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도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관상수도회라고 해서 기도만 하는 것은 아니고,

그 안에서 노동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활동 수도회도 하루 중에 많은 시간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어느 하나만을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우리 신앙생활은 기도와 활동이 서로 잘 조화되어야 합니다.

 

물론 기도가 먼저이고 기도가 더 좋은 몫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도한 다음에

그 기도를 통해서 듣게 된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지 않고, 세상에 전하지 않는다면,

그 기도는 혼자만의 자기 만족을 위한 이기적인 기도가 되기 쉽습니다.

 

또 반대로 아무리 열성적으로 일하고, 일을 잘 한다고 해도,

기도하지 않고, 하느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잘못된 길로 빠져들 수 있습니다.

 

자동차가 아무리 엔진이 좋아도 기사가 운전을 잘 해야 잘 굴러갑니다.

기사가 딴 생각을 하고 있다면 사고날 수 있습니다.

 

또 기사가 아무리 운전을 잘 해도

엔진이 낡고 고장난 것이라면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습니다.

 

어떤 성인은 말하기를

“1시간 활동하려면 먼저 1시간 기도하라.” 라고 했고,

또 다른 성인은

“주님을 위해서 활동할 때 그 일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비결은

기도와 묵상이다.” 라고 했습니다.

 

신앙인에게 있어서 활동의 힘은 기도에서 나오고,

기도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그 결실을 맺어야 합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먹고살기 위해서 바쁘기는 하지만 식구들이 모여서 기도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온 가족이 다 모여서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은 그 가정을 성가정으로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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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r.송영진 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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