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동정마리아탄신축일(090908.화)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2009. 9. 8. 화)
<성모 성탄절>
9월 8일은 성모 마리아의 성탄절입니다.
마리아를 섬긴다는 오해도 받고 마리아교라는 말도 들을 정도로
성모 마리아를 지극 정성으로 공경하는 신자들이
성모 마리아의 성탄절은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상합니다.
전례표에서 대축일이 아니라 축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입니까?
의무 대축일이 아니라서 그냥 묻혀버리기 때문입니까?
성모님의 성탄절에 관심이 적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교회는 생명의 시작을 잉태 첫 순간으로 보기 때문에
성모 마리아의 생애의 시작도 잉태 순간으로 봅니다.
그래서 12월 8일, '마리아께서 원죄없이 잉태되신 날'이 한 등급 더 높은 대축일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천주교에서 성모님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한다면
성모 성탄절을 이렇게 시시하게(?) 지나친다는 것은 이상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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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신심, 또는 마리아 공경은 예수님에 대한 신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예수님을 구세주 하느님으로 믿기 때문에
그분의 어머니이신 분을 공경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성자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신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서
마리아의 협력과 순종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를 예수님의 어머니로서 공경하기도 하지만
하느님의 특별한 선택을 받으신 분으로서도 공경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의 어머니로서도 공경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모님의 성탄절을 특별히 경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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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인간의 응답이나 협력이 없어도 당신의 계획을 실현시킬 수 있는 분이지만,
항상 인간의 응답과 협력을 바라시는 분입니다.
에덴동산을 만드신 다음에는 아담에게 동산을 맡기셨습니다.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킬 때에는 아브라함의 의견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킬 때에는 모세에게 그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구약의 역사는 전부 하느님과 인간의 합작품입니다.
그리고 신약시대의 시작은 하느님과 성모님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과 계획이 마리아의 응답과 협력으로 실현되었다는 것입니다.
만일에 마리아가 거부했다면 또 다른 방법으로 하느님의 계획이 실현되었겠지만,
그것은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고,
신약시대는 마리아의 응답으로 개막된 것입니다.
신약시대의 완성, 종말이 오기까지의 역사 또한 그렇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느님의 계획대로 하느님 나라가 건설되겠지만 인간의 협력도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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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엉뚱한 상상을 해봅니다.
만일에 안나 성녀가 마리아를 잉태했을 때,
어떤 사정이 있어서 낙태 수술을 받았다면... ???
마리아가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잉태한 다음에
마음이 바뀌어서 낙태 수술을 받았다면... ???
인구 조절이니 뭐니 하면서 피임과 낙태를 정부 차원에서 장려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둘만 낳자고 하던 구호가 슬그머니 바뀌어서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자는 구호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나 제 친구들은
'좀 있으면, 한 집 건너 하나씩만 낳자, 라는 구호가 나올 것이다.'
라고 말하면서 웃었습니다.
그랬던 한국 정부가 이제는 출산 장려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인간들의 짧은 지혜는 겨우 몇 십년짜리 지혜입니다.
당시 산아제한 정책에 맞서서 천주교에서는 인공피임 반대운동과 낙태 반대운동을 했는데,
그건 정말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처럼 역부족인 일이긴 했지만,
사실 교회도 당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생명 경시 풍조나,
또 우리나라가 낙태 만능 국가라는 말을 듣는 것은
당시 정권에도 책임이 있지만, 좀더 강력하게 맞서지 않은 교회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자신이 어떻게 잉태되고 태어났는지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태아를 생명체로 생각하지도 않는 모습들...
너무 쉽게 목숨을 뺏기는 태아들.
낙태 왕국은 곧 살인 왕국입니다.
말 나온 김에 천주교 교회법을 언급하겠습니다.
천주교 교회법에는 낙태는 살인죄에 해당됩니다.
낙태 수술을 받은 산모, 그 수술에 동행한 보호자,
그 수술을 한 의사, 보조한 간호사... 모두 다 그 살인죄의 공범입니다.
원래 교회법으로는 낙태죄는 파문죄에 해당되는 대죄입니다.
강론 때 그런 이야기를 할 때 귀담아듣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지금의 태아가 나중에 교황이 될 수도 있고,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위대한 성인이 될 수도 있고, 위대한 학자가 될 수도 있는데...
말 못하는 태아라고 함부로 죽여버리면... ㅠ ㅠ ㅠ
하느님의 계획은 태아 단계에서부터 실현되고 있습니다.
그 계획을 방해하는 낙태 수술은 사탄의 행동입니다.
(그 태아가 나중에 히틀러나 스탈린이 될 수도 있겠지요.
기형아로 태어날 수도 있고...
그러나 그 태아를 죽일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습니다.
인간에게는 어떤 경우에도 살인할 권리가 없습니다.)
(성심여고에서 수업을 하던 시절에,
"성폭행 당해서 불의의 임신을 한 경우에도 낙태가 안 된다는 말이냐?"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문제로 여고생들과 아주 오래 논쟁을 했었는데,
원칙과 결론만 이야기한다면... 그런 경우에도 안 됩니다.
태아에게는 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산모에게도 죄가 없으니...
태어난 아기에 대해서는 정부와 사회와 교회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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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성모 성탄절 강론에서 낙태 수술을 길게 이야기하는 것이 좀 안 맞는 것 같은데,
예수님을 잉태하신 후에 마리아가 돌에 맞아 죽을 위기에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리아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예수님을 낳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 너무 쉽게 아기를 버리는 세상입니다.
요즘 며칠 사이에 정말 가슴아픈 뉴스들이 있었습니다.
아기를 사고파는 부모들, 강물에 버린 부모들...
인륜 도덕이 땅바닥에 떨어진 세상입니다.
한 생명을 지키는 것은 온 세상을 구하는 일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인간으로 인정하지도 않으려고 하는
그 하나의 태아가 자라서 성모님이 되었고, 예수님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생명은 잉태 첫 순간부터입니다.
학자들이나 의사들이 수정후 몇 주까지는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들을
우리 교회에서는 인정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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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 가슴 아픈 뉴스들을 접하면서,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는 날로서
성모님의 잉태와 성탄의 의미를 특별히 가슴에 새겼으면 합니다.
하느님의 영원하신 계획은 태아 단계에서부터 실현되고 있음을...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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