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 4 이스라엘 자손들이 말하였다.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먹여 줄까? 5 우리가 이집트 땅에서 공짜로 먹던 생선이며, 오이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이 생각나는구나. 6 이제 우리 기운은 떨어지는데, 보이는 것은 이 만나뿐, 아무것도 없구나.”
7 만나는 고수 씨앗과 비슷하고 그 빛깔은 브델리움 같았다. 8 백성은 돌아다니며 그것을 거두어서, 맷돌에 갈거나 절구에 빻아 냄비에다 구워 과자를 만들었다. 그 맛은 기름 과자 맛과 같았다. 9 밤에 이슬이 진영 위로 내리면, 만나도 함께 내리곤 하였다.
10 모세는 백성이 씨족끼리 저마다 제 천막 어귀에 앉아 우는 소리를 들었다. 주님께서 대단히 진노하셨다. 모세에게도 그것이 언짢았다. 11 그래서 모세가 주님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당신의 이 종을 괴롭히십니까? 어찌하여 제가 당신의 눈 밖에 나서, 이 온 백성을 저에게 짐으로 지우십니까? 12 제가 이 온 백성을 배기라도 하였습니까? 제가 그들을 낳기라도 하였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당신께서는 그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으로, 유모가 젖먹이를 안고 가듯, 그들을 제 품에 안고 가라 하십니까?
13 백성은 울면서 ‘먹을 고기를 우리에게 주시오.’ 하지만, 이 온 백성에게 줄 고기를 제가 어디서 구할 수 있겠습니까? 14 저 혼자서는 이 온 백성을 안고 갈 수 없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무겁습니다.
15 저에게 이렇게 하셔야겠다면, 제발 저를 죽여 주십시오. 제가 당신의 눈에 든다면, 제가 이 불행을 보지 않게 해 주십시오.”
복음 마태오 14,13-21
그때에 13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거기에서 배를 타시고 따로 외딴곳으로 물러가셨다. 그러나 여러 고을에서 그 소문을 듣고 군중이 육로로 그분을 따라나섰다.
1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 가운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15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여기는 외딴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
16 예수님께서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시니, 17 제자들이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19 군중에게 풀밭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20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21 먹은 사람은 여자들과 아이들 외에 남자만도 오천 명가량이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합니다
어느 사업가가 갑자기 중병을 얻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그는 오직 목숨만이라도 건질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잃어도 감사하겠다고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를 들어주셨는지, 그는 마침내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지요. 그는 정말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수십 년 동안 일궈놓은 사업이 엉망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가 병원에 있는 동안 사업을 돌보던 사람이 잘못해서 사업이 망하게 된 것이지요. 수십 년간의 수고와 땀이 물거품이 되어 버린 것을 보고 그는 절망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목숨만 건질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잃어도 감사하겠다는 처음 마음은 완전히 잊어버렸지요. 대신 살아야 할까 죽어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세월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찾아왔고 그는 그 친구에게 자신의 사업이 망했다며 원망 가득한 말을 쏟아 붓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절망적인 상황이라 살고 싶지 않다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습니다. 이에 묵묵히 듣고 있던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보다는 내 조건이 더 불행한 것 같은데?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몇 년 전의 사고로 두 다리를 잘랐지. 그래서 비록 의족을 하고 있지만 생명을 보전하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밝게 살아갈 수가 있네. 그런데 자네는 이미 건강을 되찾지 않았는가? 따라서 나보다 훨씬 더 상황이 좋은데 뭘 그렇게 불만이 많은가?”
친구의 말에 그는 몹시 부끄러웠지요. 두 팔도 두 다리도 온전하고, 건강도 회복되었는데 원망과 불평으로 시간을 보낸 것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용기를 내어 다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나쁜 것보다 더 큰 문제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상황을 나쁘게 해석하는 습관이라고 합니다. 할 수 없다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마음으로 그 상황을 더욱 더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러나 반대로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은 행복의 길에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간 사람입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을 행복으로 이끌기 위해서 작은 것을 통해서도 큰 것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모두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저 많은 군중을 배불리 먹을 수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모두를 배불리 먹이시는 큰 기적을 행하셨던 것입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만 있으면 나머지는 주님께서 채워주십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가져왔던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큰 기적을 일구어냈듯, 우리의 작은 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주님께 바치는 우리의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 정성 안에서 주님께서는 큰 기적을 일구어내십니다.
사랑, 그 허리 끊어지는 말(김정환).
단골손님(김미영, ‘좋은생각’ 중에서)
나는 할인 마트에서 일하는 판매 사원이다. 날마다 출퇴근을 반복하고 손님에게 햄을 파는, 그야말로 단순하고 따분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이런 내 일상에 미소짓게 하는 일이 있었다.
하루는 휠체어를 탄 여자 두 분이 오셨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나는 미소 지으며 시식을 권했다. 두 분은 고개를 가누지 못하며 어렵게 햄을 맛보셨다. 그러고는 그 제품을 달라고 하셨다. 나는 제품을 휠체어 주머니에 넣고, 감사 인사를 했다.
며칠이 지나 두 분은 또 햄을 사 가셨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해 내 단골손님이 된 어느 날이었다. 퇴근길에 그 두 분이 휠체어에 앉아 장사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힘겨워 보이기는 했지만, 분명 얼굴에는 여유와 행복이 묻어났다. 좌판에는 직접 만든 휴대전화 장식 줄과 열쇠고리, 그리고 예쁜 액세서리가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친구 부부에게 선물할 휴대전화 장식 줄을 두 개 샀다. 그때 한 분이 힘겹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왜 아줌마가 파는 햄을 사는지 아세요?” 나는 “맛있으니까 사시겠죠.”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뒤이은 그분 말씀은 메마른 내 가슴을 너무나도 아프게 했다. “아줌마는 우리를 보통 사람하고 똑같이 대해 줘서예요!”
마트에 가면 장애인이라고 특별히 신경 써 주는 직원이 있고, 안됐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단다. 하지만 그분들이 바라는 건 특별대우나 애처로운 눈빛이 아닌 일반인과 다름없는 시선으로 봐 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느 하품한 것도 아닌데 눈가가 촉촉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