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오늘의 말씀

[스크랩] 2009년 6월 26일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도구 Ludovicus 2009. 6. 26. 06:24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6월 26일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제1독서 창세기 17,1.9-10.15-22

1 아브람의 나이가 아흔아홉 살이 되었을 때,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 너는 내 앞에서 살아가며 흠 없는 이가 되어라.”
9 하느님께서 다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계약을 지켜야 한다.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이 대대로 지켜야 한다. 10 너희가 지켜야 하는 계약, 곧 나와 너희 사이에, 그리고 네 뒤에 오는 후손들 사이에 맺어지는 계약은 이것이다. 곧 너희 가운데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는 것이다.”
15 하느님께서 다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아내 사라이를 더 이상 사라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지 마라. 사라가 그의 이름이다. 16 나는 그에게 복을 내리겠다. 그리고 네가 그에게서 아들을 얻게 해 주겠다. 나는 복을 내려 사라가 여러 민족이 되게 하겠다. 여러 나라의 임금들도 그에게서 나올 것이다.”
17 아브라함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웃으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나이 백 살 된 자에게서 아이가 태어난다고? 그리고 아흔 살이 된 사라가 아이를 낳을 수 있단 말인가?’ 18 그러면서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이스마엘이나 당신 앞에서 오래 살기를 바랍니다.” 하고 아뢰자, 19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다. 너의 아내 사라가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것이다. 너는 그 이름을 이사악이라 하여라. 나는 그의 뒤에 오는 후손들을 위하여 그와 나의 계약을 영원한 계약으로 세우겠다. 20 이스마엘을 위한 너의 소원도 들어 주겠다. 나는 그에게 복을 내리고, 그가 자식을 많이 낳아 크게 번성하게 하겠다. 그는 열두 족장을 낳고, 나는 그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21 그러나 나의 이 계약은 내년 이맘때에 사라가 너에게 낳아 줄 이사악과 세우겠다.”
22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과 말씀을 마치시고 그를 떠나 올라가셨다.


복음 마태오 8,1-4

1 예수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랐다. 2 그때에 어떤 나병 환자가 다가와 예수님께 엎드려 절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3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곧 그의 나병이 깨끗이 나았다.
4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몇 년 전 갑곶성지에서 생활할 때에는 제가 식사를 직접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열약한 환경이었기 때문에 무엇이든 다 제가 해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다보니 밥도 할 줄 몰랐던 제 요리 실력이 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꽤 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미역국을 끓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어요. 미역국은 생일에 먹는 음식으로만 생각했기에 미역국 끓일 일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그날만큼은 반드시 끓여야 할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키우던 애완견이 새끼를 낳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산모에게 미역국 먹여야 한다면서요?

마트로 가서 미역을 샀습니다. 미역 봉지에 5인분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5번을 먹일 생각으로 그 미역 봉지에 들은 미역을 모두 물에 담가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마른 미역을 물에 담가둔 것 같았는데 어느 정도 지나자 바가지에 하나 가득히 불어나 있는 것입니다. 5인분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양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미역 봉지를 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5인분이 아니라 자그마치 50인분이었습니다. 마른 미역의 양이 얼마 되지 않아서 5인분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그 봉지에서 ‘0’을 빼놓고 보았던 것이지요.

아무튼 이 미역 사건을 기억하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총도 이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마른 미역의 상태에서는 이 미역의 양을 상상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물에 집어넣고 불려보니 그 양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하느님의 은총도 내 마음의 상태가 이 미역처럼 말라 있는 상태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신앙에 물이 올라서 부드럽고 연해질 때, 하느님의 은총도 충만히 받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나병환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엎드려 절하며 이렇게 말하지요.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만이 자신의 병을 고쳐주실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왔던 말이지요. 이러한 믿음이 자신의 마음 상태를 부드럽고 연해지게 만들었고, 그 결과 예수님으로부터 병의 치유를 받는 커다란 은총을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많은 이들의 주님의 은총을 받고자 합니다. 그러나 무조건 받기만 하려면 안 됩니다. 내가 먼저 변화되어 부드럽고 연한 마음 상태를 만들 때만이 주님의 은총도 나의 것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나의 마음 상태를 물에 불린 미역처럼 부드럽고 연하게 만드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인간의 행복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 큰 행운보다는 매일 일어나는 조그마한 일상 속에서 얻어지는 기쁨일 때가 더 많다.(벤자민 프랭클린)



신나게 사는 사람은 늙지 않습니다

화는 마른 솔잎처럼 조용히 태우고
기뻐하는 일은 꽃처럼 향기롭게 하라
역성은 여름 선들바람이게 하고
칭찬은 징처럼 울리게 하라

노력은 손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고
반성은 발처럼 가리지 않고 하라
인내는 질긴 것을 씹듯 하고
연민은 아이의 눈처럼 맑게 하라

남을 도와주는 일은 스스로 하고
도움 받는 일은 힘겹게 구하라
내가 한 일은 몸에게 감사하고
내가 받은 것은 가슴에 새겨두어라

미움은 물처럼 흘러 보내고
은혜는 황금처럼 귀히 간직하라
사람은 축복으로 태어났으며
하여야 할 일들이 있다

그러므로 생명을 함부로 하지 말며
몸은 타인의 물건을 맡은 듯 소중히 하라

시기는 칼과 같아 몸을 해하고
욕심은 불과 같아 욕망을 태우니
욕망이 지나치면 몸과 마음 모두 상하리라

모든 일에 넘침은 모자람 만 못하고
억지로 잘난 척 하는 것은 아니함만 못하다

내 삶이 비록 허물투성이라 해도
자책으로 현실을 흐리게 하지 않으며
교만으로 나아감을 막지 않으리니

생각을 늘 게으르지 않게 하고
후회하기를 변명 삼아 하지 않으며
사람을 대할 때 늘 진실이라 믿어하며
절대 간사한 웃음을 흘리지 않으리니

후회하고 다시 후회하여도
마음 다짐은 늘 바르게 하리라
오늘은 또 반성하고 내일은 희망이어라

출처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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