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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칼라너 ( Karl Rahner ) " 삶의 기도" 중에서

도구 Ludovicus 2009. 4. 10. 18:50

 

 

이제 다 이루었다. ( 요한 19,30 )

 

당신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그렇습니다. 주님, 당신의 끝이 와 있습니다.

당신 삶의 끝이,

당신 명예의 끝, 당신의 인간적인 희망의 끝,

당신 싸움의 끝, 당신 일의 끝이,

모든 것이 지나갔고 모든 것이 공허해졌습니다.

그리고 당신 삶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희망없이 무력하게

그러나 이 끝은 당신의 완성입니다.

신의와 사랑안에서의 끝은 완성이기에,

당신의 몰락은 당신의 승리입니다.

 

오, 주님,

언제가 되어야 제가 한번이라도 파악 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 삶의 법칙이 그러하기에 또한

제 삶의 법칙이기도 한 이것을,

죽음이 생명이고 자기 포기가 자기 획득이며

가난이 부이고, 고통이 은총이며

종말이 진정 완성인

이 법칙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다 이루었습니다.

아버지가 당신께 맡기신 일을 완성했습니다.

결코 지나가서는 안 되었던  잔을 들어 마셨습니다.

공포스러웠던 죽음을 견디었습니다.

세상의 구원이 이루어졌고 주님이 승리하였습니다.

죄가 극복되었고 어두운 영의 힘은 무력해졌습니다.

생명의 문이 열리었고 하느님 자녀가 자유를 얻었습니다.

 

이제 은총의 영이 미풍처럼 불어올 수 있습니다.

어두운 세상이 벌써 서서히

당신 사랑의 빛으로 동터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주 잠시 -  우리가 세계사라 부르는 잠시동안 -

그리고 이 세상은 당신 신성의 환한 불꽃으로 타오릅니다.

그리고 온 세상은  당신 생명의 복된 불꽃바다에 잠기게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신의 영으로 저도 완성시켜 주소서.

온세상의 완성자며

육신과 그 육신의 고통속에서 모든 것을 이루신

아버지의 말씀인 당신이여,

 

제인생의 저물녘에,

다 이루었습니다.

당신이 제게 맡겨 주신 일을 다 마쳤습니다 라고

저 역시 말하도록 허락해 주시렵니까;

주님의 그림자가 저를 덮칠 때

당신의 대사제다운 가장 경건한 기도를

따라하도록 허락하시렵니까?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나는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겨 주신 일을 다하여

세상에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냈습니다.

아버지, 이제는 당신에게서 나의 영광을 드러내 주십시요 ( 요한 17,1 )

 

오, 예수여, 아버지께서 제게 맡기신 일이

당신이 원하는대로 있게 하소서.

크든, 작든, 달콤하든 쓰라리든, 생명이든 죽음이든

모든 것을 , 제 살까지도, 제가 그것을 완성할 수 있도록

 

미리 완성시켜 놓으신 당신처럼

저도 맡긴 일을 다 이루게 하소서.

 

칼라너 (Karl Rahner) " 삶의 기도" 중에서

 

파스카 성금요일 아침에

칼라너 신부님의 수난 묵상을 한 편 올립니다.

 

 

출처 : 초남이에서 치명자산까지
글쓴이 : 도구/루도비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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