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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월 31일 야고보 아저씨의 묵상 - 제 인생을 꾸짖으소서.

도구 Ludovicus 2009. 1. 31. 09:45

  

        

               2009년 1월 31일 연중 제3주간 토요일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4,35-41


    35 그날 저녁이 되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36 그래서 그들이 군중을 남겨 둔 채, 배에 타고 계신 예수님을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그분을 뒤따랐다.

37 그때에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38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39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

40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41 그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말하였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제 인생을 꾸짖으소서.

 

  인생은 절대로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일은 한꺼번에 몰아치기도 하고, 동시다발로 밀려오기도 합니다. 잘 가던 배가 갑자기 풍랑을 만나기도 하고, 배에 물이차서 거의 가라앉을 지경이 되기도 합니다. 바람이 불고, 호수가 파도를 치고, 풍랑이 아주 거세지고, 돛도 부러지고, 암흑과 같은 어두움에 휩싸여 지척을 분간할 수조차 없게 되기도 합니다.

   등산을 할 때는 산을 오르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올라갈 때는 잘 갔는데 갑자기 폭풍우를 만나 길도 잃고, 날은 어두워지고, 미끄러져서 골짜기에 떨어져서 죽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 설 연휴기간에 고속도로에서 눈과 차에 갇혀서 서울에서 대전까지 열여섯 시간이나 꼼짝도 못하고 고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 고속도로 교통 상황을 말하는 사람들은 ‘예측불가’라고 방송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인생은 예측불가(豫測不可)인 상황입니다.

 

   내 인생도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바람도 불고, 폭풍우도 만나고, 논보라도 만나고, 매서운 추위에 떨기도하고, 가뭄이나 홍수를 만나서 죽을 고비를 넘긴 것이 한두 번도 아니었습니다. 잘 나가다가 혹독한 시련에 파묻혀 서리 맞은 채소처럼 시들고 썩어가기도 하였습니다. 하늘을 원망하기도 하였고, 하느님께 푸념을 늘어놓기도 수없이 하였습니다. 하느님이 야속하기도 하였고, 답답해서 하느님 대신 욕을 먹을 사람을 찾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애매하게 내 화풀이 상대가 된 가족들에게 언제나 미안한 마음이 들고, 그 무거운 짐에서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지고 조용히 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자연도 그분의 말씀을 듣습니다. 자연도 피조물이니 그분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잘 듣고 또한 큰 잘못이 없는 바람이나 호수를 꾸짖으셨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주님은 바람의 원인이나 호수에 풍랑을 일으킨 원인에 대해서 꾸짖으셨을 것입니다.

 

   1. 인생에 불어 닥치는 바람을 어떻게 꾸짖어야 하겠습니까? 인생에 몰아닥치는 온갖 바람을 어떻게 달래시렵니까? 조용하던 호수가 왜 갑자기 바람에 출렁거렸겠습니까? 분명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바람은 아마 악마의 간교하고 비열한 파괴의 수단일 것입니다. 악마는 인생에서도 갑자기 일어나는 평지풍파와 같은 일을 일어나게 해서 인생을 괴롭히고 있을 것입니다. 악마의 비열한 훼방과 유혹과 악으로의 이끌림은 누구도 이길 수 없는 것일지 모릅니다.

   오직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아드님만이 그런 모든 유혹과 악으로부터 구할 수 있으며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 간교한 유혹의 원인과 악의 원인에 대하여 꾸짖으시는 것입니다. 그 안에 푹 빠져서 자신을 돌볼 수 없는 나약함을 꾸짖으시는 것입니다.

 

   2. 모든 피조물이 잘못하였을 때는 하느님의 명령이나 꾸짖음을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야 하는 것이 자연법칙입니다. 자연 만물을 통하여 계시하시는 하느님의 권능 안에 모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모든 것은 하느님의 섭리하심에 자신을 온전히 맡겨야 합니다. 자연법칙을 지키는 것, 자연에 순응하고 그 흐름에 따라야 하는 것은 순리입니다. 자연스러운 흐름을 억지로 거스르는 것보다는 그 흐름에 잘 순응해야 하는 것이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행지불고세근’(大行之不顧細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사(大事)를 이루고자 할 때는 사소한 근신(謹愼)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일에는 사소한 것들이 문제되지 않아야 합니다. 인생에서도 작은 일 때문에 큰일을 소홀히 하여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3. 믿음이 없으면 아주 작은 일에도 두려워합니다. 인생의 매 순간이 두려움의 연속입니다. 두려움의 가장 큰 원인은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도 믿음을 갖지 못하였기 때문에 매일 두려움에 살고 있습니다. 또한 믿음을 얻지 못하였기 때문에 두려워합니다. 작은 일에도 두려워하니 큰일은 더 두렵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하면서도 항상 두려워합니다. 그건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확신이 없는 생활은 두려움을 계속 키워갑니다.

 

   두려워말라고 용기를 주시는 주님, 모든 일에 소심하고, 믿음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불쌍한 죄인에게 믿음을 키워주소서. 제 인생의 방황을 꾸짖어 주시고 확신 속에서 당신께 모든 것을 의탁할 수 있도록 성령을 내려 주소서. 저에게 불신을 심어주는 악마의 간교한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깊은 잠에 빠져있는 저를 일깨워주소서. 자비의 주님!!


- 야고보 묵상- 

 

 

출처 : 선교사랑방
글쓴이 : 이야고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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